핵심 요약
성인 말더듬을 오래 겪은 한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를 “말막힘, 그거 하나”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런데 코칭을 이어가자 똑같이 말을 더듬어도 전혀 창피하지 않았던 곳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회기에서 선명해진 것은 말막힘이라는 현상과, 그것을 들키지 않으려 서두르는 마음이 만드는 고통이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 참나코칭센터 김한수 대표코치
“말 막힘, 그거 하나예요”
“말 막힘, 그거 하나예요.”
그는 자신의 어려움을 단호하게 말했다. 얼마 전에는 중요한 보고를 농담까지 섞어 가며 편안하게 마쳤다. 그런데 새 프로젝트를 맡고 경영진 보고가 잡히자 아침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는 먼저 물었다. “새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는 것이 두렵습니까?”
그는 업무를 추진하거나 조직을 이끄는 데에는 두려움이 없다고 했다. 예상 질문에 답할 자신도 있었다. 두려운 것은 정해진 순서대로 보고하다가 특정 단어에서 말이 막히는 순간 하나였다. 능력도 있고 성공한 경험까지 있는데 불안이 되살아난다면, 막연한 자신감 부족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돌아서 가는 말, 서둘러 끝내는 말
그가 말막힘을 어떻게 넘기는지 들어보니 단서가 나왔다. 특정 단어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말로 바꾸거나 문장을 돌렸다. 때로는 큰기침을 했다. 그는 이것을 “이쪽 길로 가야 되는데 꼭 돌아서 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더 눈여겨본 것은 말이 막힌 다음이었다. 그는 남은 내용을 줄여서라도 빨리 끝내려 했다.
“그 상황을 빨리 모면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 급해지죠.”
말막힘은 잠깐이다. 그 순간을 모면하려는 조급함 때문에 말이 빨라지고 호흡이 흐트러진다. 그러면 상대가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하나 더 붙는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려던 방법이 다음 불편함을 만들고 있었다.
천천히 말하라거나 호흡을 고르라는 조언은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그런 훈련을 해왔다.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말이 막히는 순간 그가 무엇을 그토록 경계하는가였다.
마스크를 썼던 날은 왜 편했을까
이야기 도중 지난번 성공적인 보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입이 가려져 있다는 생각에 편안했던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에는 말이 막히면 입 모양이 어떻게 보일지, 상대가 눈치챘는지까지 신경 썼던 것이다.
입 주변으로 주의가 지나치게 쏠리면 작은 반응도 크게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마스크 자체보다 말하는 동안 자신의 입과 상대의 반응을 얼마나 지켜보고 있었느냐였다.
“행위는 똑같이 해요” — 놓치지 않은 한마디
이어서 그는 예전에 다녔던 스피치 모임을 떠올렸다.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더듬었고 그도 막혔지만 창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거에 대해서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이런 인식을 안 할 뿐인 거지, 행위는 똑같이 해요.”
나는 이 말을 놓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그는 말막힘 하나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했다. 지금은 똑같이 더듬어도 괜찮았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말막힘이 고통의 전부라면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는 말이 막히는 순간 자존심이 상했고, 상대가 알아챌까 걱정하며 서둘러 모면했다. 스피치 모임에서는 말이 막혀도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말하는 행위는 같았다. 달랐던 것은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말막힘과 맺는 관계를 다시 보다
그에게는 ‘말막힘을 없애야 편안해진다’는 오래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실제 경험은 다른 사실을 보여주었다. 말막힘이 있어도 편안할 수 있었고 그 순간을 반드시 감추거나 모면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발표 이후에도 불안이 되살아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번 성공으로 말하는 능력은 증명되었다. 그래도 오래 반복된 두려움의 습관까지 함께 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의 불편한 기억, 다시 막힐지 모른다는 걱정, 지난번처럼 잘해야 한다는 기대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말막힘을 미리 경계하게 만든다.
참나코칭에서는 이 여유의 근원을 자기 본질에 대한 자각에서 찾는다. 말막힘도, 그것을 두려워하는 생각도, 잘하고 싶은 마음도 모두 알아차릴 수 있는 경험이다. 그 경험들을 곧 ‘나’라고 믿는 착각에서 빠져나올수록 오래된 긴장은 힘을 잃는다.
다음 코칭에서 다룰 것
다음 회기에서 더 깊이 다룰 것은 발표를 잘하는 기술보다 그 경험과 맺고 있는 관계다. 말이 막히면 서둘러 빠져나오는 대신 답답함과 조급함까지 알아차리며 잠시 머무는 연습이다. 지켜본다는 것은 말이 나오는지 감시하는 일과 다르다. 어떤 반응이 일어나도 휘둘리지 않는 여유를 되찾는 일이다.
처음에 그는 “말막힘, 그거 하나예요”라고 확신했다. 회기가 끝날 무렵에는 스스로 묻고 있었다. 정말 그 하나만이 자신을 힘들게 했던 것일까. 수십 년 동안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여겼던 말막힘을, 자신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경험으로 다시 바라볼 여지가 생긴 날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성인 말더듬은 스피치 연습만으로 달라지지 않나요?
연습으로 도움을 받는 분도 많습니다. 다만 평소에는 괜찮다가 중요한 자리에서만 말이 막힌다면, 말막힘을 들키지 않으려는 긴장과 오래된 기억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나코칭은 기술과 함께 그 반응을 살펴봅니다.
말이 막혀도 편안하게 발표할 수 있나요?
이 글의 내담자처럼 말이 막혀도 편안했던 경험을 이미 가진 분이 적지 않습니다. 말막힘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막혔을 때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때 여유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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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한수 대표코치
참나코칭센터 대표코치, 스피릿 컨설팅(주) 대표. 한국 최초로 심층정서코칭을 개발했고, 기업·공공기관·병원·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리더십과 멘탈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해 왔습니다. 참나코칭센터는 대한민국명가명품대상을 7년 연속(2017~2023) 수상했습니다.
해도 해도 안 될 때, 참나코칭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남겨 주시면 일정을 조율해 전문 코치가 연락드립니다. 대면 코칭은 2호선 선릉역 인근에서, 화상 코칭은 Zoom으로 진행합니다.
전화 문의 02-557-8580
참나코칭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니며, 진단이나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함께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