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소식 뒤 책상 앞에서 고개를 숙인 중학생

면접불안과 말막힘, 한 달 뒤 면접장에서 혼자 웃고 있던 중학생 이야기

핵심 요약
영재고 입시에서 떨어진 뒤 갑자기 말이 막히기 시작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있었습니다. 한 문장을 끝맺지 못해 면접 연습마저 멈춘 상태였습니다. 다음 면접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이었습니다. 이 학생과 함께한 코칭은 말을 잘하는 기술보다 원래의 편안한 나를 되찾는 데서 시작했고 학생은 면접장에서 웃으며 자기 이야기를 하고 나왔습니다.

이 글은 실제 코칭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학생과 가족의 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표현과 상황은 익명화했습니다.

한 번의 불합격 뒤에 찾아온 말막힘

이 학생은 영재교육원에서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을 공부하던 성실한 중학생이었습니다. 주변의 기대도 컸고 스스로도 합격을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영재고 입시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학고 입시가 한 달 뒤로 남아 있었습니다. 학생은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아직 괜찮아. 지금부터 준비하면 돼. 근데… 과학고까지 떨어지면 어떡하지?”

그 뒤로 말수가 줄었습니다. 말하는 중간중간 멈추었고 “그런데… 그런데…”를 열 번 넘게 되풀이하며 문장을 잇지 못했습니다. 평소 또박또박 자기 생각을 말하던 아이였습니다.

불합격 소식 뒤 책상 앞에서 고개를 숙인 중학생

할머니가 먼저 보낸 신호

가장 먼저 변화를 알아챈 사람은 어릴 때부터 손자를 돌봐 온 할머니였습니다.

“얘는 성실하고 똑똑한 아이예요. 말도 잘하던 아이인데, 지금은 한 마디 꺼내는 것도 힘들어해요.”

코칭 첫날 만난 학생의 상태는 예상보다 무거웠습니다. 한 문장 안에서 ‘그런데’만 이어졌고 문장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학원에서는 면접 연습을 잘하던 학생이었지만 이제는 면접 시뮬레이션도 중단된 상황이었습니다.

첫 단계, 말하는 법보다 ‘정상 상태의 나’

참나코칭에서 처음 다룬 것은 말을 잘하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학생이 가장 힘들어한 것은 말이 막히는 순간 함께 따라오는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큰일 났다. 말이 안 나온다. 여기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 생각은 지금 상황을 차분히 판단한 결과가 아닙니다. 불합격의 충격으로 흔들린 상태에서 올라온 걱정입니다. 학생에게 이 차이를 천천히 설명했습니다. 원래의 너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자신 있게 말하던 사람이라는 것, 지금의 불편함은 그 위에 잠시 덮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편안함에서 쉬기

면접을 앞둔 학생들은 대개 ‘불안을 없애야 한다’는 데 온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불편한 느낌에 주의를 모을수록 긴장은 커집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이미 내 안에 있는 편안한 느낌을 찾아 그 느낌에 머무는 연습입니다.

가장 편안했던 기억을 물었을 때 학생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엄마랑 이야기할 때가 제일 편해요. 가족이랑 여행 가서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릴 때 정말 시원하고 즐거웠어요.”

학생은 이런 기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때의 느낌에 몰입하는 연습을 매일 이어 갔습니다. 집중력이 좋은 학생이었습니다. 연습이 쌓일수록 자기 안에 원래 있던 활력을 다시 믿게 되었습니다.

둘째 단계, 불편한 느낌을 바깥에서 바라보기

다음에는 불편한 느낌을 막연한 덩어리로 두지 않고 모양과 색으로 그려 보게 했습니다. 어떤 색인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움직이는지 물었습니다.

“주황색이에요. 배 쪽에서 주황색 기운이 목으로 올라와요. 말하려고 하면 여기가 막혀요.”

학생은 그 느낌이 조금씩 작아지는 장면을 그리며 연습했습니다. 이 연습의 목적은 불편한 느낌을 ‘나 자체’가 아닌 바라볼 수 있는 대상으로 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거리가 생기자 학생은 그 느낌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다루는 감각을 익혀 갔습니다.

면접 사흘 전, 다시 찾아온 말막힘

10회 코칭을 마칠 무렵 학생은 눈에 띄게 편안해졌습니다. 학원 면접 테스트에서 선생님들이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사흘 앞두고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말막힘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긴장은 가라앉았지만 아주 작게 남아 있던 불안이 큰 시험을 앞두고 고개를 든 것입니다.

남은 긴장을 게임처럼 다루기

남은 사흘 동안 집중해서 리마인드 코칭을 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의 성향에 맞춰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전쟁에서 이겨도 패잔병은 남아 있을 수 있어. 그런데 걔네들은 아무 힘이 없어.”

학생은 남아 있는 긴장을 패잔병 모양으로 그려 보고 비눗방울처럼 터뜨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여기 있네, 터뜨리자! 아, 시원하다!” 긴장이 실체가 아니라 머릿속에 그려진 이미지라는 것을 학생 스스로 느끼는 데 이 놀이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관을 다시 보기

또 하나 바꾼 것은 면접관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학생은 면접관을 ‘나를 떨어뜨리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면접관은 너를 떨어뜨리려는 사람이 아니야. 너의 진심과 가능성을 알아보려고 앉아 있는 사람이야.”

면접관의 어린 시절 모습을 떠올려 보게 하자 학생은 깔깔 웃었습니다. 위압감이 줄어들자 굳어 있던 얼굴도 풀렸습니다.

“웃고 있는 건 저 하나뿐이었어요”

면접 날 아침, 학생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면접을 시작할 때 “예전에 말을 더듬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혹시 더듬더라도 양해해 주시면 아는 것은 최선을 다해 답하겠다”고 먼저 말해도 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게 너를 편하게 해 준다면 말해도 돼. 면접에서 보는 건 말솜씨보다 너의 열정과 진정성이야.”

그날 저녁 학생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코치님 말씀대로 다 말했어요. 그래도 편안하게 면접 잘 봤어요. 면접장에 갔더니 다른 애들은 긴장해서 얼굴이 굳어 있었는데 저만 웃고 있더라고요.”

한 달 뒤 학생은 과학고 최종 합격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합격보다 더 반가웠던 것은 말이 막힐까 두려워하던 아이가 자기 상태를 먼저 솔직하게 말하고 웃으며 면접장을 나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단서입니다

학생이든 어른이든 중요한 자리에서는 누구나 긴장하고 말이 막힐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많은 사람이 ‘빨리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 해’ 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긴장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편안했던 내 모습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기억이 없다면 지금 상태를 불편하다고 느끼지도 않을 것입니다. 회복은 그 편안한 감각을 다시 찾아 머무는 데서 시작합니다.

중요한 것은 빨리 좋아지는 것보다 그 감각을 내 것으로 익혀 다음 중요한 순간에도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면접 사흘 전의 흔들림을 이 학생이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이미 그 감각을 한 번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 참나코칭센터 김한수 대표코치

자주 묻는 질문

면접을 얼마 앞두지 않았는데 코칭을 시작해도 될까요?

이 학생은 면접 한 달 전에 코칭을 시작했습니다. 다만 변화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시간이 짧을수록 ‘완벽하게 없애기’보다 지금 내 안의 편안한 감각을 찾고 면접관을 대하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좋습니다.

면접에서 말이 막힐 수 있다고 미리 말해도 괜찮을까요?

그 말이 나를 편하게 해 준다면 괜찮습니다. 면접관이 보는 것은 막힘없는 말솜씨보다 지원자의 생각과 진정성입니다. 숨기려고 애쓰는 긴장이 줄어들면 오히려 말이 더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합니다.

자녀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무엇이 아이를 힘들게 했는지 들어 주세요. 증상이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소아청소년 전문의나 언어치료 전문가의 진단을 함께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글쓴이 · 김한수 대표코치
참나코칭센터 대표코치, 스피릿 컨설팅(주) 대표. 한국 최초로 심층정서코칭을 개발했고, 기업·공공기관·병원·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리더십과 멘탈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해 왔습니다. 참나코칭센터는 대한민국명가명품대상을 7년 연속(2017~2023) 수상했습니다.

해도 해도 안 될 때, 참나코칭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남겨 주시면 일정을 조율해 전문 코치가 연락드립니다. 대면 코칭은 2호선 선릉역 인근에서, 화상 코칭은 Zoom으로 진행합니다.
전화 문의 02-557-8580

참나코칭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니며, 진단이나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함께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