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사람의 발표를 들으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직장인

직장인 말더듬, 왜 발표 직전만 되면 말이 막힐까 — 《왜 중요한 순간만 되면…》 1화

핵심 요약
평소 대화나 익숙한 업무 설명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발표나 보고 자리에서 앞사람 다음이 내 차례라고 느끼는 순간 자신감이 무너지고 말이 막혔습니다. 거울을 보며 “나는 할 수 있다”고 되뇌어도 소용이 없었던 한 직장인이 첫 코칭에서 들은 이야기를 내담자의 목소리로 옮겼습니다.

이 글은 실제 코칭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내담자의 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표현과 상황은 익명화했습니다.

하루 전까지는 괜찮았다

평소에는 괜찮았다. 편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익숙한 업무를 설명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발표나 보고처럼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발표 하루 전이나 몇 시간 전까지도 괜찮았다. 무너지는 것은 앞사람이 말하고 있고 다음이 내 차례라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는 코치에게 말했다.

“시작 전에는 자신감이 있어요. ‘문제없어, 할 수 있어, 연습도 잘했잖아.’ 그런데 제 순서 바로 앞에 오면 딱 자신감이 떨어져 버립니다.”

해 볼 만큼 해 봤다

내가 정말 알고 싶었던 것은 말을 잘하는 방법이 아니었다. 그 순간 올라오는 마음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였다. 이미 여러 방법을 해 봤다. 정보를 찾아보고 연습도 하고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마음을 꺼내서 없애 버렸으면 좋겠어요. 그게 안 된다면 중요한 순간에라도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거울을 보면서 ‘나는 할 수 있다’고 계속 말해 봤어요. 그런데 별로 효과가 없으니까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거예요”

코치는 내가 해 온 노력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방식이 왜 중요한 순간에는 잘 작동하지 않았는지 설명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됐던 건 밑에 있는 힘이 너무 세서예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거예요. 열심히 던지지만 밑에 쌓여 있는 힘이 더 크니까 그 생각이 안 깨져요.”

나는 분명히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 한쪽에는 늘 무거운 것이 남아 있었다. 속으로 할 수 있다고 외칠 때마다 ‘이번에도 안 되면 어떡하지? 또 막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뒤따라왔다.

긍정도 생각, 부정도 생각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긍정도 생각이고 부정도 생각이에요. 옛날 어느 시점에 그렇게 경험했고 그 뒤로 불안이 계속 쌓인 거예요. 부정적인 과거 경험과 그걸 이기려는 긍정적인 신념이 서로 맞서고 있는 거죠. 그런데 과거에 쌓인 정서가 바뀌지 않으면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

발표 직전에 하는 “문제없어, 할 수 있어”도 생각이고 “또 안 되면 어떡하지?”도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둘의 무게는 같지 않다고 했다. 오래 반복된 불안은 마음 아래에 깊이 가라앉아 있고 새로 하는 자기암시는 그 위에서 잠깐 힘을 내는 정도라는 설명이었다.

코치가 그 불안을 오래된 경험과 이어서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크게 당황해서 말이 막혔던 날,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던 그 느낌이었다.

코치는 긍정적인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쪽으로 가지 않았다. 불안을 누르고 자신감을 억지로 키우고 “나는 할 수 있다”고 더 크게 말하는 것은 결국 생각을 또 다른 생각으로 덮는 일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다르게 보인 내 문제

그 말을 들으며 그동안의 노력을 다시 돌아봤다. 나는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랫동안 애써 왔다. 다만 윗사람에게 보고하거나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올라오는 불안을 계속 통제하려고만 했던 것은 아닐까. 불안을 뿌리부터 들여다보기보다 그 위에 무언가를 자꾸 덧붙여 가리던 방식은 아니었을까.

그날 처음으로 내 문제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떤 경험이 반복해서 올라오는지,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 봐야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회기를 마칠 무렵 나는 코치에게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그 말에는 오랫동안 이어 온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더는 중요한 순간마다 같은 문제로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이 첫 회기를 코치는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는 《코치의 시선》 1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평소에는 괜찮은데 발표 직전에만 말이 막히는 것도 말더듬인가요?

상황에 따라 심해지는 말막힘은 성인 말더듬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이 글의 내담자처럼 편한 대화에서는 괜찮다가 평가받는 자리, 특히 내 차례가 다가오는 순간에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자기암시는 소용이 없나요?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습니다. 다만 오래 쌓인 불안이 클 때는 긍정적인 말이 그 위에서 잠깐 힘을 내다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나코칭은 생각을 다른 생각으로 덮기보다 그 아래에 쌓인 경험과 반응을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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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한수 대표코치
참나코칭센터 대표코치, 스피릿 컨설팅(주) 대표. 한국 최초로 심층정서코칭을 개발했고, 기업·공공기관·병원·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리더십과 멘탈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해 왔습니다. 참나코칭센터는 대한민국명가명품대상을 7년 연속(2017~2023)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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